오하이오주 데이턴 지역으로 난민선교 다녀왔습니다. 저희 교회와 뉴저지에 있는 다른 교회인원은 저희교회에서 만나, 두개의 대형밴을 타고, 10시간 정도를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또 다른 한교회는 정확히 서쪽 반대쪽 미주리에서 역시 10시간을 달려와서 만났습니다.
상당히 열악한 지역이었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참 특별한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미국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버려진 집들과 약(?)에 취해서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그곳에서도 아이들은 해맑은 얼굴로 그들의 삶을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주로 남수단과 콩고의 내전상황으로 인해, 탄자니아쪽 난민캠프에서 짧게는 수년 길게는 10년정도의 기다림끝에 난민비자를 받고 온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꿈꾸던 삶도 그리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미정부에서는 메디케어와 푸드스탬프를 제공하고, 몇백달러 수준의 월세 혹은 무료로 버려진 집을 난민들에게 제공합니다.
미국의 많은 제조업중심의 도시들이 그렇듯이, Dayton도 산업의 변화로 인해 많은 인구들이 빠져나가고, 수많은 집들이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사는 아이들의 가정 또한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다른 아이들이 섞여서 살고, 그중 한부모 가정도 많고, 그 한부모마저 약물이나 알콜에 중독되어있거나, 정상적이더라도 생계를 위해 하루종일 일터에 나가 있어 아이들을 양육할 수가 없고, 가장 나이많은 형누나가 동생들을 양육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합니다.
심지어는 부모가 저소득층에게 부여되는 푸드스탬프를 처분해서, 그것으로 약물과 알콜을 취하는 경우도 있어, 아이들이 굶주려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도 아이들을 잘 돌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원래 미국은 학업성취도가 낮으면 유급을 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이 지역은 교육당국도 손을 놓은 상태라,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이 쉬운 문장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팀이 한 일은 일주일간 여름성경학교(Vacation Bible Study)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서, 오전에는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성경을 가르치고, 3시정도에 일정을 마쳤습니다.
중간에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제공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핫도그나 햄버거, 피자를 6개/7개까지 먹기도 했습니다. 한 아이는 집에 먹을 것이 없다며, 집으로 가져갈 음식을 줄 수 없는지를 물어와.. 저희팀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하루는 특별활동으로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을 갔습니다. 영화관이라는 곳을 평생 처음 가보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주로,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했고, 더러 중학생도 참여했습니다. 고등학생들은 하루정도 3시에 일과가 끝나고 불렀는데, 같이 베이킹을 하고, 제가 다른 선교지나 한국에서도 많이했던 Quiz Academy 프로그램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교회가 연합으로 갔는데, 주로 저희교회는 장년이 많아서 식사를 담당했고, C교회에서 청년들이 오고, 미주리교회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와서, C교회 청년들이 담임교사를 맡고, 미주리교회 청소년들이 보조교사를 맡아 진행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교회를 연합시키면서 역할분담을 아주 절묘하게 하신 것 같습니다.
영어가 딸리는(?) 저는 전체적인 아이들 규율담당(?)도 하고, 아이들 아침에 픽업도 C교회 목사님과 같이 하고, 주방일도 조금 돕고, 프로그램(퀴즈아카데미)도 준비/보조진행하고... 이래저래 열심히 다녔습니다.
한인 청년들이지만,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편하고, 저는 또 영어가 유창하지않아.. 저로 의사소통은 쉽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청년들/청소년들과 사역을 하니 뭔가 다시 살아있는 느낌이 듭니다. 한국에 있는 청년들도 생각나고,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함께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교 마지막 회고시간에도 나눴지만, 단기선교는 정말 작은 천국을 경험하는 시간들입니다. 2006년부터 10번을 넘게 다녀왔지만, 항상 특별한 은혜가 함께하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힘으로 정말 1년을 살아갑니다. 선교지에 있을 때 가장 제 영혼이 활기차게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권면하고, 아이들도 데려가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8일간의 짧은시간이었지만, 그 시간가운데 특별한 은혜로 함께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특별히 비록 어려운 상황가운데 있지만, 우리를 기다려주고, 우리의 부족한 사랑을 받아주고 용납해준 데이턴의 귀한 아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Pick up을 하러갈 때, 우리를 지붕위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아이가 자꾸 생각이 납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않는 가장 말썽꾸러기였는데, 제일 생각이 나네요. 마지막 헤어질 때, "Good boy"라고 말해주며 안아주었습니다.
주님께서 그 아이들의 영혼을 지키시고, 이 밤에도 그들의 삶가운데 최선으로 일하시길 기도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고, 또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서 완성된 것입니다. (요일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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