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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흔적7

아내를 만나다 후배가 나눈 솔직한 연애담을 보다가 옛생각이 나서 몇자 끄적여봅니다. 아내를 만나서 이 사람이랑 꼭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내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에 반해서였습니다.  물론, 처음볼때부터 호감은 들었지만,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아내의 뒷모습때문이었습니다. 어려운 교회를 섬기는 목사님의 딸로 아내는 직장을 다니면서 받은 돈을 거의 헌금과 생활비로 냈습니다. 데이트를 하러 나오는 아내의 옷차림은 항상 다소 허름했습니다.  몇번을 만나도 항상 그랬습니다.  나도 사실 패션감각 떨어지고 좋은 옷도 별로 없는 사람이지만, 아내의 모습은 그런 나에게도 결코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섯번쯤 만났을 때였을까... 아내는 잠깐 얘기를 나누다가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리고, 나는 아내.. 2024. 10. 29.
무제 1 인간은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욕망과 떠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행복은 이 두 욕망의 적절한 균형에서 오고, 불행은 이 두 욕망중 하나가 거세되었을 때 찾아온다. Every human has a desire to come back and a desire to go off. Happiness results from balancing these two desires, but Unhappiness comes from castrating one of them. 2024. 9. 24.
뒷모습 (부제: 이민자의 애환) 영어수업을 듣고와서는 남몰래 고개숙이며 눈물을 흘리던 아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봐도 한사코 아니라 고개를 젓던 그 모습 언제 그랬냐는듯이 씩씩하게 막내의 유모차를 밀며 아이들 데리러 학교로 가는 그 뒷모습 연애시절 오래된 코트와 해진 부츠를 신고 사뿐 걸어 가던, 내 마음을 빼앗았던 그 뒷모습 사진속의 예쁜 손자들의 얼굴보다 막내아들 손을 더 반가워 하던 구순 어머니 한사코 나는 괜찮다. 이렇게 영상으로 보니 괜찮다. 옆에 있는 것 같다고 하시는 어머니 아들 비행기 값이 걱정돼, 나는 괜찮다 하시지만... 아들 볼날에 매일 매일 운동하시며 산책하는 사진 속, 구순 어머니의 그 뒷모습 투석하는 매형에 매여 외국여행도 한번 못가던 큰누나 매형돌아가셔도 청소 열심히 하며 일하느라 휴가한번 못내던 누나가 이.. 2024. 5. 7.
큰매형을 보내며 제 지인들은 아시겠지만, 큰누나와 저는 17살차이가 납니다. 큰누나와 큰매형은 9살차이가 나고요. 저는 재수를 시작하면서, 당시 서울역에 있던 종로학원에 다니기 위해 큰누나집에 갔습니다. 운정이라고 지금은 신도시가 들어선 지역이지만, 93년도 당시는 말그대로 시골깡촌이었습니다. 운정이 수원보다 결코 서울역에서 가까웠던 곳은 아니었지만, 저를 막내동생이상으로 어릴 때부터 극진히 사랑했던 큰누나와 맘좋은 큰매형의 품으로 저는 재수를 시작하면서 떠났습니다. 저의 집 형편과 환경이 여러가지로 어려웠기도 했고요. 운정집은 말그대로 깡촌 시골집이었습니다. 상수도도 제대로 공급이 되지않아 물에는 알수 없는 부유물이 떠다녔고, 매형과 누나는 본인들은 그 물을 마시기도 하면서, 처남을 위해서는 먼곳에서 약수를 길러오는 .. 2024. 4. 18.
사랑을 지키는 힘 사랑은 영원과 잇대어 있어야 사랑입니다. 아무리 영롱하게 빛나고, 화려하게 찬란한 사랑일지라도, 영원할 수 없다면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랑을 흔들고, 사랑에 도전하고, 마침내 부수는 많은 시험들 두려움, 두려움... 그리고 두려움 한없는 연약함을 심고야마는 그 두려움 사랑은 그 두려움을 이길 수 없을만큼 연약합니다. 사랑은 진실로 아름답지만, 이 온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그 자체로는 너무나 연약합니다. 그 연약한 사랑을 지탱하는 뿌리는 믿음입니다. 화려한 사랑에 감춰져 보이지않고, 빛나지도 않는 그 투박한 믿음이 사랑을 지킵니다. 사랑이 사랑을 지키지 못합니다. 믿음이 사랑을 모든 두려움앞에서 지켜냅니다. 하늘을 향한, 그 사람을 향한 믿음이 사랑을 지킵니다. 어느 아픈 날 새벽안개처럼 자욱한 두.. 2024. 1. 18.
나의 종묘와 사직 얼마전에 알쓸신잡에서 종묘와 사직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유시민은 거기서 대단한 통찰력을 시전했는데, 종묘와 사직의 현재적 의미를 내놓고, 그에게 있어서의 종묘는 군사독재시절 소도의 역할을 하던 '기독교 회관'을 들었다. 그리고, 사직으로는 63빌딩이나 삼성동 무역센터와 같은 마천루를 들었다. 종묘와 사직의 현대적 의미를 찾아내는 그의 통찰력에 혀를 내두른 동시에, 그렇다면 나의 종묘와 사직은 무엇일까? 자연스러운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유시민의 말에 따르면, 종묘는 주로 정신적 기둥이 되는 곳이고, 사직은 물질적 풍요와 축복을 기원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의 종묘, 사직은 무엇일까? 내 인생을 지탱하는 정신적 상징과 풍요의 바탕은 어디가 될 수 있을까? 나의 종묘는 단언컨대 한국기독교장로회 수.. 2023. 12. 25.
[주일학교]교사가 교사에게 사랑하는 선생님들, 수원교회학교 선후배님들 반갑습니다. 저는 재작년까지 교회학교 교사와 청년부장으로 섬기다가, 작년부터 해외선교부장으로 섬기고 있는 이ㄱㅎ 집사입니다. 편지형식으로 이렇게 제 마음을 담아볼까? 아니면 자유롭게 권면의 말씀을 전할까 하다가, 자칫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렇게 편지로 여러분을 향한 제 마음을 표현해봤습니다. 저는 유년부시절 앞집 아저씨의 전도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지금의 시온성전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지금으로부터 대략 40년전 일이네요. 집안이 가난했고, 아버지도 항상 병환으로 누워계셨던 저는 교회학교에 나오고 나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습니다. 누군가 저를 그렇게 따뜻하게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칭찬해 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저는 이 세상에 태어나 거의 처.. 2023.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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