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수업을 듣고와서는 남몰래 고개숙이며 눈물을 흘리던 아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봐도 한사코 아니라 고개를 젓던 그 모습
언제 그랬냐는듯이 씩씩하게 막내의 유모차를 밀며 아이들 데리러 학교로 가는 그 뒷모습
연애시절 오래된 코트와 해진 부츠를 신고 사뿐 걸어 가던, 내 마음을 빼앗았던
그 뒷모습
사진속의 예쁜 손자들의 얼굴보다 막내아들 손을 더 반가워 하던 구순 어머니
한사코 나는 괜찮다. 이렇게 영상으로 보니 괜찮다. 옆에 있는 것 같다고 하시는 어머니
아들 비행기 값이 걱정돼, 나는 괜찮다 하시지만...
아들 볼날에 매일 매일 운동하시며 산책하는 사진 속, 구순 어머니의
그 뒷모습
투석하는 매형에 매여 외국여행도 한번 못가던 큰누나
매형돌아가셔도 청소 열심히 하며 일하느라 휴가한번 못내던 누나가
이제 나이에 밀려 그곳조차 그만두고서야 어렵게 이민온 동생을 찾아왔다가
한국 돌아가서도 통화중에 더 보고싶다고 눈물을 흘리며 그리워하는
막내동생과 똑닮은 둘째 경하의 걸어가던
그 뒷모습
나는 볼 수 없는
나의 뒷모습
누군가에게도 매정하게 사랑을 떠나는 뒷모습이 아니길...
잠자던 마음속 애잔한 사랑을 일깨우는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남기를
반응형
댓글